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A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서울로 상경하게 된 피스피스 연남의 권오성이라고 합니다. Q 김해에서 서울로 오기까지의 스토리가 궁금해요. A 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서 고등학교 때까지 김해에서 야구 선수 생활을 했어요. 야구를 조금 늦게 시작한 케이스였는데 그래도 나름 자신 있었고 잘했던 것 같아요. 중학교 시절 경남 최초로 전국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스포츠 신문에 실리기도 하면서 야구에 대한 꿈을 키웠죠.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으로는 버티기가 힘들었어요. 강압적인 교육방식과 서열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그런 부분들이 부딪혀 그만두게 되었어요. 운동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찾으려고 할 때, 음악이 하고 싶었어요. 힘들 때마다 음악으로 위로받고 힘을 얻었으니까요. 그렇게 입시 준비를 하고 부산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했어요. 대학 생활을 하며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자연스럽게 커피와 디저트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언젠가는 나의 가게에서 좋은 음악과 커피, 디저트를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되어 피스피스 연남을 운영하게 되었어요. 이야기하고 보니 많은 변화가 있었고 새삼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Q 서울로 완전히 올라오신지는 얼마 안 되셨다고 들었어요.A 피스피스 연남을 준비하면서 부산이랑 서울을 오가며 가게 오픈 준비를 하다가 완전히 서울에 온 지 이제 7~8개월 된 것 같아요. 학생 시절에 누나가 서울에 있어서 1년 정도를 누나 집에서 같이 생활했어요. 음악 공부도 하면서 일하는 매형과 누나를 도와 조카를 돌보면서요. 그렇다 보니 서울로 이사 올 때 크게 아쉽거나 서운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서울에 친구가 많은 건 아니지만, 딱히 외로움을 타거나 하는 성격도 아니라서 지금이 좋아요. 가족이 옆에 있기도 하고요 (웃음). Q 성인이 되어서 같이 산다는 게 남매가 사이가 정말 좋지 않으면 힘든 일이잖아요. A 서로 못할 이야기가 없을 정도로 누나와는 가깝게 지냈어요. 어렸을 때부터 누나를 잘 따르는 동생이었죠. 이제는 누나가 저에게 의지하기도 하고 제가 힘이 돼주기도 해서 좋아요. 가족이자 친한 친구 같아요. 매형도 누나만큼 가깝고 편하게 잘 지냈거든요. 그 1년 동안의 시간 때문인지 조카도 저를 많이 따르고요 (웃음). 조카가 너무 예뻐서 저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Q 피스피스를 연남동에서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A 공간을 떠올렸을 때 가정집같이 다정하고 따뜻하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생각했어요. 피스피스 파이가 주는 평안함과 행복함을 전하려면 멋스럽고 힙한 공간보다는 친구 집 놀러 온 듯 편하게 쉬다 갈 수 있는 다정한 공간이길 바랐어요. 우연히 경의선 숲길 쪽을 걷게 되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컨셉과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쪽에 자리 잡게 됐어요. 경의선 숲길 너무 예쁘잖아요 (웃음). Q 오픈한지 두 달 남짓인데, 벌써 반응이 너무 좋아요. 기분이 어떠세요?A 반응이 좋다니, 그렇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피스피스를 이전부터 아셨던 분들부터 우연히 찾아와 주시는 손님들까지 다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솔직히 하루에도 몇 번씩 후기들을 찾아보는데, 칭찬 글에 괜히 눈물도 살짝 고이고 울컥하죠! 하하. 다정한 공간이 되어 드리고 싶었는데 공간보다도 더 다정한 분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어요. 아직 두 달밖에 안 되었지만, 아이들과 찾아 주시는 단골 분들도 많이 생겼어요. 제가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서 더 반갑고 좋더라고요. 아이들도 공간 자체를 낯설어하지 않아 하구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해요. 아직 보여 드리고 싶은 게 많아요,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요! 앞으로도 더 많이 기대해주시고, 편하게 놀러 와주시면 좋겠어요. 언제나 기다립니다! Q 피스피스 연남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실까요?A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의 하나는 제 억양인 것 같아요 (웃음). 찾아 주시는 분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싶다는 마음이 큰데, 제가 아무래도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있다 보니 혹시나 센 억양으로 오해하시지는 않을까 싶어 조심스러워요. 그래서 최대한 부드럽게 말하려고 노력해요. 표준어를 쓰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부드럽고 친근한 말투를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단골 분들이 오시면 유난히 사투리가 세게 나오더라고요. 반가워서 그런 가봐요. (웃음). 앞으로도 손님들과 주문만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대화도 하며 소통하면서 친근하게 지내고 싶은데 괜히 부담스럽거나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네요 하하. Q 앞으로 피스피스 연남이 어떤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시나요?A “파이 한 조각이 주는 마음의 평화"라는 슬로건과 어울리는 다정하고 행복한 공간으로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누구나 편안하게 쉬다 갈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하거든요. 커피도 파이와 잘 어울리도록 부드럽고 부정적인 맛이 없는 커피를 드리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공간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 선정에도 신경 쓰고요. 파이와 커피가 맛있는 곳은 당연하고, 그보다 언제 와도 질리지 않는 편안한 공간으로 기억해주시면 행복할 것 같아요. Q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피스피스 연남에서는 어떤 음악이 흘러나올지 궁금해요A 개인적인 취향이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영국 록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데 공간이랑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듣는 분들이 쉽게 피로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요 (웃음). 최대한 손님들의 귀가 지치지 않고 대화하실 때 방해가 되지 않을 음악을 찾다 보니까 연주 음악을 많이 틀어요. 보사노바나 재즈! Q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나요?A 아직 오픈한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아직 손님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없는 것 같아요. 평소에도 사람들에게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은 아니예요. 오히려 저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스스로에게는 제법 엄격한 편이어서 제 기준에 스스로 미치지 못할 때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그럴 때는 보통 배팅 장에 가서 공 치면서 주로 풀어요. 가끔 차 안이나 혼자 마감할 때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요. Q 화제를 전환해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보니까 옷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A 관심은 많아요 (웃음). 어렸을 때 옷을 대충 입는다고 누나에게 잔소리도 많이 들었거든요. 그 이후로 패션에 대해 조금씩 관심이 생긴 것 같아요. 잘 입고 싶어서! 하하. 매년 좋아하는 브랜드는 바뀌는데 한 브랜드에 막 빠지거나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룩북을 보면서 브랜드에 관심을 갖는 편이에요. 디자인이 클래식하고 나이 드신 분들에게도 어울릴 법한 그런 옷들을 좋아해요. 로버트 드니로가 입을 법한 옷이요 하하.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예요, 로버트 드니로. 저는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멋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로고가 딱 드러나는 디자인보다는 은근히 드러내는 브랜드들을 대체로 좋아하는 것 같아요. 무난한 것 같으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그런 디자인이요! 지금은 스티븐 알렌 재팬 라인을 좋아해요! Q 쉬는 날은 보통 어떻게 보내세요?A 사실 쉬는 날 일하는 날 구분이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운동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쉬는 날도 운동하고 일하는 날에도 일 끝나고 운동해요 하하. 저는 사실 루틴을 만들고 지키는 걸 좋아하고 잘하는 편인데, 일주일로 얘기하자면 3일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2일은 무조건 야구를 해요. 루틴을 지키지 못하면 저는 뒤처지는 것 같아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그렇다고 운동하러 가서 열심히 하지도 않지만 제가 정한 목표만큼은 꼭 채워야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쉬는 날에도 완전히 퍼져서 쉬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같이 야구 경기를 하는 형들이 술·담배도 안 하고 쉬는 날에도 운동만 하니까 무슨 재미로 사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하하. 아! 그리고 최근에는 카페를 하고 있다 보니까 쉬는 날에 새로 생긴 카페나 유명한 카페를 방문하면서 손님으로의 시간도 보내요. Q 마지막으로 대표님의 인생의 키워드가 있다면?A 재미없는 바른 생활 사나이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저는 평소에 농담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농담 없이 산다면 인생이 너무 퍽퍽할 것 같아요. 힘든 일이 있어도 웃어넘기는 게 좋지 않나 싶어요. 또, 농담을 같이 나눌 수 있는 가까운 사람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농담, 로맨스 그리고 양 꼬치, 온면 이렇게 있으면 완벽한 삶이 아닐까 하하.